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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저 커뮤니티에서 '이건 의도적 설계인가?'라는 질문

유저 커뮤니티에서 '이건 의도적 설계인가?'라는 질문

이건 의도한 건가요? 월요일 아침, 커뮤니티 폭발 출근했다. 커피 뽑기 전에 디스코드부터 켰다. 유저 커뮤니티가 난리다. 주말 사이 300개 댓글. "이거 버그냐 너프냐", "의도한 설계 맞냐", "기획자 나와"가 반복된다. 문제는 전사 캐릭터다. 특정 스킬 두 개를 연계하면 쿨타임이 0.5초 줄어든다. 이게 3번 반복되면 1.5초 단축. DPS가 15% 뛴다. 유저들은 두 진영으로 갈렸다. "이거 컨셉이잖아. 숙련도 보상이라고" "버그 아니냐. 다른 캐릭은 안 되는데" 나는 안다. 둘 다 아니라는 걸. 이건 그냥... 생각 못 했다.의도한 설계의 영역 기획서를 열었다. 전사 스킬 파트. "스킬A: 쿨타임 8초, 대미지 150%" "스킬B: 쿨타임 12초, 버프 15초 지속" 연계 보너스는 적혀 있다. "같은 대상에게 5초 내 사용 시 크리티컬 확률 +10%". 이건 의도했다. 하지만 쿨타임 감소는 없다. 프로그래머한테 물었다. "이거 어떻게 된 거야?" "아, 스킬 버프가 쿨타임 회복 속도에 영향 주게 설정돼 있어요. 전투 템포 올리려고 작년에 넣었던 시스템인데." 작년. 내가 오기 전이다. 시스템은 의도했다. 전사 연계는 의도했다. 근데 둘이 만나면 이렇게 되는 건 몰랐다. 이게 게임이다. 레고처럼 쌓아올린 시스템이 예상 못 한 방식으로 얽힌다. 의도의 경계가 흐릿하다. "100% 의도"부터 "전혀 몰랐음"까지 스펙트럼이다. 버그와 피처의 경계 점심 먹으면서 QA팀이랑 얘기했다. "이거 버그 등록할까요?" "잠깐만." 버그의 정의가 뭔가. 의도하지 않은 동작? 그럼 이건 버그다. 근데 게임을 망가뜨리나? 아직 모른다. 데이터를 뽑았다. 전사 유저 1200명. 이 연계 쓰는 사람 83명. 7%. 대부분은 모른다. 저 83명의 승률. 일반 전사 대비 4% 높다. 유의미하지만 압도적은 아니다. "이거 고치면 난리 날 텐데." 시니어 기획자가 말했다. "유저들이 찾아낸 '고급 기술'처럼 됐잖아. 삭제하면 '재미 빼간다'고 할 거야." 맞다. 이미 공략 영상이 5개 올라왔다. "전사 고수들만 아는 연계 타이밍", "이거 모르면 뉴비". 조회수 합치면 15만. 버그를 고치는 게 맞나, 피처로 인정하는 게 맞나. 답이 없다.유저가 발견한 플레이 방식 오후 3시. 긴급 회의. PD가 물었다. "이거 냅둬도 돼?" "지금 당장은 밸런스 괜찮습니다. 근데..." "근데?" "다른 캐릭터들도 똑같이 작동해요. 아직 안 알려졌을 뿐." 회의실이 조용해졌다. 마법사는 스킬 3개 연계하면 쿨타임 2.5초 줄어든다. 암살자는 백스탭 연계로 3초. 계산해보니 전사보다 더 강하다. "유저들이 아직 못 찾았네." "네. 전사가 제일 쉬워서 먼저 발견된 것뿐이에요." 선택지가 생겼다.시스템 자체를 삭제한다: 전사 유저 폭발, "재미 빼간다" 모든 캐릭터 밸런싱: 작업 2주, 다른 업무 밀림 냅둔다: 다른 캐릭터 조합 발견되면 메타 붕괴PD가 말했다. "이거 원래 왜 넣었어?" 전임 기획자 자료를 찾았다. "전투 템포 개선. 숙련도 보상 체계." 의도 자체는 좋았다. 근데 구현 과정에서 누구도 전체 연계를 시뮬레이션 안 했다. 우리는 개별 스킬을 본다. 유저는 조합을 본다. 커뮤니티 답변 작성 퇴근 전. 공식 답변을 써야 한다. 초안을 썼다. "안녕하세요. 해당 현상은 의도된 시스템입니다만, 일부 밸런스 조정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지웠다. 이렇게 쓰면 "거짓말"이라고 할 것이다. 의도한 게 아니니까. 다시 썼다. "해당 현상은 버그가 아닌 시스템 간 상호작용입니다. 다만 기획 단계에서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 있어..." 이것도 애매하다. 시니어가 어깨를 두드렸다. "솔직하게 써. 유저들 바보 아니야." 최종 답변. "전투 템포 시스템과 스킬 연계가 예상보다 강하게 작동하고 있습니다. 의도한 시스템이지만 조합 효과는 미처 체크하지 못했습니다. 현재 데이터 분석 중이며, 급격한 변경보다는 전체 캐릭터 밸런스를 고려해 조정하겠습니다." 올렸다. 10분 만에 댓글 50개. "인정하네 ㅋㅋ" "솔직해서 좋다" "그래도 너프는 하지 마" "다른 캐릭도 강화해줘" 반응이 나쁘지 않다. 솔직함이 통했다.의도와 발견 사이 저녁 8시. 혼자 남아서 정리했다. 게임 기획에는 세 가지 레이어가 있다. 의도한 것: 기획서에 적힌 것. "스킬A는 DPS 증가용." 예상한 것: 기획서엔 없지만 머릿속에 있던 것. "이거랑 저거 같이 쓰면 좋겠지." 발견되는 것: 유저들이 찾아내는 것. "A+B+C를 0.3초 간격으로 누르면..." 문제는 세 번째다. 우리는 스킬 100개를 만든다. 유저는 10만 가지 조합을 시도한다. 우리가 다 테스트할 수 없다. 그래서 이런 질문이 나온다. "이거 의도한 거예요?" 대답은 복잡하다. 시스템은 의도했다. 조합은 몰랐다. 근데 결과가 나쁘지 않으면? 그건 "해피 액시던트"다. 마인크래프트의 크리퍼. 버그로 태어나서 아이콘이 됐다. 다크소울의 패링. 원래는 보조 기능인데 플레이의 핵심이 됐다. 게임은 설계자와 플레이어가 같이 만든다. 우리는 재료를 준다. 유저는 요리를 한다. 때로는 우리가 상상 못 한 요리가 나온다. 다음 패치 준비 결론이 났다. 시스템은 유지. 대신 모든 캐릭터에 "숙련 보너스"로 공식화한다. 수치는 조정. 전사 15% → 10%, 마법사 잠재력 활성화 12%, 암살자 8%. 기획서를 다시 썼다. 이번엔 조합까지 문서화했다. "2-스킬 연계 시 쿨타임 감소 0.3초" "3-스킬 연계 시 추가 0.5초" "최대 누적 1.5초" 이제 의도가 명확하다. 다음에 누가 물어보면 "네, 의도한 겁니다"라고 말할 수 있다. 버그를 피처로 승격시켰다. 패치노트 초안. "숙련 시스템 공식화: 연계 플레이 보상 체계 도입" "버그 수정"이 아니라 "신규 기능"이 됐다. 유저들은 너프라고 생각 안 할 것이다. 이게 게임 기획이다. 의도를 사후에 정의하기도 한다. 금요일 저녁, 패치 후 패치가 나갔다. 반응을 봤다. "오 이거 정식 기능이었네" "다른 캐릭터도 되는 거 신기하다" "전사 약간 너프됐는데 괜찮음" "암살자 이거 ㅅㅌㅊ" 성공이다. 시니어가 맥주를 건넸다. "잘했어. 위기를 기회로." "운 좋았죠." "아니야. 대응을 잘한 거야. 숨기거나 무시했으면 더 커졌어." 맞다. 이런 상황은 또 온다. 유저는 항상 우리보다 많다. 100명 기획자보다 100만 명 유저가 더 많이 발견한다. "이거 의도한 거예요?" 이 질문에는 정답이 없다. 때로는 "지금은 아니지만, 이제 의도입니다"가 답이다. 게임은 유기체다. 살아 움직이고 변한다. 기획자는 정원사다. 예상 못 한 방향으로 자란 나무를 다듬고, 때로는 그대로 둔다. 중요한 건 정직함이다. "몰랐습니다, 근데 괜찮습니다"가 "의도했습니다"보다 낫다. 퇴근했다. 이번 주도 무사히. 월요일에는 또 다른 "의도한 거냐" 질문이 올라올 것이다.의도는 고정이 아니다. 발견과 협상한다.

아티스트가 '이건 게임플레이와 맞지 않아'라고 할 때

아티스트가 '이건 게임플레이와 맞지 않아'라고 할 때

아티스트가 '이건 게임플레이와 맞지 않아'라고 할 때 오전 10시, 슬랙 알림 출근했다. 커피 뽑으려는데 슬랙에서 알림 세 개. 아트팀 민수 형이다. "어제 밸런스 패치 데이터 받았는데요, 이거 시각적으로 이상해요." 무슨 소리야. 수치만 바꿨는데. "공격 이펙트가 3히트에서 5히트로 늘어났잖아요. 그럼 이펙트도 다시 만들어야 하는데, 지금 리소스로는 안 됩니다." 아, 그거. 밸런스 잡으려고 공격 횟수 늘렸다. DPS는 같은데 타격감을 더 주려고. 유저들이 '때리는 맛'이 없다고 난리였거든. 근데 아티스트 입장에선 일이 두 배로 늘어난 거다. "일단 회의실로 오세요." 커피는 나중에.회의실에서의 30분 민수 형이 태블릿으로 이펙트를 보여줬다. "지금 3히트 이펙트는 이렇게 타격감을 강조했어요. 칼이 들어갔다 나오는 느낌. 근데 5히트로 늘리면 이게 다 흐려져요. 빠르게 치면 시각적으로 뭉개집니다." 보니까 맞는 말이다. 공격 모션은 1.2초인데, 5번을 때리면 0.24초마다 한 번씩. 이펙트가 겹쳐서 화면이 번쩍번쩍할 거다. "그럼 이펙트를 좀 더 간결하게 만들면 안 될까요?" "그럼 타격감이 사라지죠. 애초에 이 캐릭터는 '묵직한 한 방'이 컨셉이었잖아요." 맞다. 초기 기획서에 그렇게 썼다. 근데 밸런스는 망가졌다. 묵직한 한 방은 좋은데, DPS가 낮아서 아무도 안 쓴다. 픽률 2.3%. 밑바닥이다. "형, 근데 지금 이 캐릭터 승률 41%예요. 버프 안 하면 유저들이 환불 요구합니다." "그럼 데미지를 올리면 되잖아요. 왜 히트 수를 늘려요?" "데미지만 올리면 밸런스가 더 깨져요. 한 방이 너무 세지면 PVP에서 문제고." 둘 다 할 말이 있다. 민수 형은 아트 디렉션을 지키고 싶은 거고, 나는 밸런스를 맞추고 싶은 거다. 30분 동안 말했다. 결론은 안 났다. "일단 PD님한테 물어보겠습니다." 최악의 선택지다. PD한테 올라가면 일정이 밀린다.왜 이렇게 충돌하나 점심 먹으면서 생각했다. 아티스트와 기획자는 다른 걸 본다. 아티스트는 '일관성'을 본다. 캐릭터의 아이덴티티. 이펙트의 느낌. 화면의 조화. 이게 무너지면 게임이 못생겨진다. 기획자는 '수치'를 본다. 승률. 픽률. DPS. 유저 불만 접수 건수. 이게 무너지면 게임이 망한다. 둘 다 맞는 소리다. 근데 우선순위는 뭘까. 예쁜데 안 팔리는 게임? 못생겼는데 재밌는 게임? 답은 케바케다. 근데 회사는 '일단 팔리는 게임'을 원한다. 돈 못 벌면 아무리 예뻐도 의미 없다. 현실이 그렇다. 이게 게임 기획자의 비극이다. 항상 '게임플레이'를 우선해야 한다. 근데 그러다 보면 아티스트의 비전을 깬다. "기획자가 게임을 망친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오후 3시, PD 미팅 PD님이 물었다. "둘 다 타협 안 돼요?" "네." 민수 形도 고개 끄덕였다. PD님이 한숨 쉬었다. "기획 쪽 의견은 뭔데요?" "히트 수를 늘리되, 3히트는 유지하고 2히트는 약하게 추가합니다. DPS는 올리되 타격감은 유지. 이펙트도 두 개만 더 만들면 됩니다." "아트 쪽은요?" "데미지만 20% 올리고, 대신 스킬 쿨타임을 줄입니다. 히트 수는 그대로. 아이덴티티 유지." PD님이 모니터를 봤다. 밸런스 시트를 열었다. 5분 동안 조용했다. "기획 안으로 갑니다. 민수씨, 이펙트 2개만 더 만들어주세요. 일정은 이틀 드릴게요." "PD님, 근데 이렇게 하면..." "알아요. 근데 지금 유저 불만이 더 급해요. 아트는 나중에 다시 조정하죠." 민수 형 표정이 굳었다. 회의 끝났다. 복도에서 민수 형이 말했다. "나중에 조정한다는 게, 결국 안 한다는 거 알죠?" "형, 미안해요." "미안하면 됩니까. 이렇게 하면 이 캐릭터 아이덴티티가 다 무너지는데." 할 말이 없었다.왜 게임플레이가 이기나 저녁 먹으면서 또 생각했다. 게임은 '플레이'하는 매체다. 보는 게 아니다. 영화는 다르다. 시각적 완성도가 전부다. 못생긴 영화는 망한다. 근데 게임은? 못생겨도 재밌으면 된다. 마인크래프트 봐라. 그래픽 똥이다. 근데 역대급 흥행. 발로란트, 리그오브레전드. 그래픽이 최고는 아니다. 근데 게임성으로 먹고산다. 유저들은 '예쁜 게임'보다 '재밌는 게임'을 원한다. 재밌으면 못생긴 건 참는다. 근데 예쁘기만 하고 재미없으면? 바로 환불이다. 이게 현실이다. 아티스트는 이걸 받아들이기 힘들어한다. 당연하다. 본인들이 만든 게 깨지니까. 근데 기획자 입장에서는? 유저 데이터가 답이다. 픽률 2.3%, 승률 41%. 이건 '망한 캐릭터'다. 아무리 예뻐도 소용없다. 냉정하게 들리겠지만, 게임은 비즈니스다. 안 팔리면 끝이다. 밤 11시, 패치 노트 작성 퇴근 전에 패치 노트 초안 썼다. "XX 캐릭터 공격 메커니즘 개선. 타격감 증가 및 DPS 조정." '개선'이라는 단어를 썼다. '변경'이 아니라. 유저들한테는 긍정적으로 보이게. 근데 속으로는 찝찝하다. 민수 형이 공들인 이펙트가 이제 뭉개질 거다. 묵직한 한 방은 이제 빠른 연타가 된다. 캐릭터 아이덴티티? 밸런스 앞에서는 사치다. 슬랙에서 민수 형한테 메시지 보냈다. "형, 이펙트 작업 힘들면 말해요. 일정 조율 다시 해볼게요." 읽음 표시 떴다. 답은 안 왔다. 이게 반복되면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 기획자와 아티스트는 계속 부딪힌다. "이 UI 너무 화려해서 게임플레이 방해해요." → "그럼 디자인 의미가 없잖아요." "이 애니메이션 0.2초 줄여주세요." → "그럼 동작이 부자연스러워요." "이 이펙트 색 바꿔주세요, 적 스킬이랑 헷갈려요." → "컨셉 색인데요?" 매번 기획이 이긴다. 왜냐면 '게임플레이'가 우선이니까. 그러다 보면 아티스트는 지친다. "어차피 내 의견은 안 받아들여지는데, 왜 회의를 해요?" 이 말 들으면 가슴이 아프다. 나도 아티스트의 비전을 존중한다. 근데 유저 데이터가 더 강하다. 승률 41%를 보면서 '그래도 예쁘니까 괜찮아'라고 할 수는 없다. 회사가 안 허락한다. 타협의 기술 그래도 방법은 있다. 완전히 포기하는 게 아니라, '절충안'을 찾는 거다. 오늘 케이스로 보면:기획 최초안: 5히트 (아트 완전 포기) 아트 최초안: 3히트 유지 (밸런스 포기) 절충안: 3히트 + 약한 2히트 (둘 다 조금씩 양보)이렇게 하면 아티스트도 '완전히' 깨진 건 아니다. 메인 타격감은 유지되니까. 기획자도 DPS는 올라가니까 밸런스는 맞출 수 있다.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다. 근데 '최악'은 피한다. 이게 게임 개발이다. 완벽은 없다. 타협만 있다. 다음 날 아침 출근했다. 민수 형이 이펙트 초안 보내줬다. 3히트는 그대로. 2히트는 얇고 빠르게. "이 정도면 아이덴티티는 지킬 수 있을 것 같아요." 답장 보냈다. "고생하셨습니다. 이거면 밸런스도 괜찮을 것 같아요." QA한테 빌드 넘겼다. 테스트 돌린다. 이번 주 금요일에 패치 나간다. 유저 반응 보고 또 조정할 거다. 숫자 게임은 끝이 없다. 민수 형이랑 또 싸울 수도 있다. 아마 싸울 거다. 근데 그게 게임 개발이다. 아티스트와 기획자는 영원히 충돌한다. 아름다움과 재미는 항상 줄다리기한다. 어느 한쪽이 완전히 이기면? 게임이 망한다. 둘 다 조금씩 양보해야 게임이 산다. 이게 답인지는 모르겠다. 근데 지금까지는 이렇게 해왔다.게임플레이가 이기는 게 아니다. 게임이 이기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