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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저녁 6시, QA팀의 '심각도 높음' 리포트

목요일 저녁 6시, QA팀의 '심각도 높음' 리포트

목요일 저녁 6시 30분 슬랙이 울린다. QA팀장 메시지다. "이번 주 빌드 이슈 리스트 공유드립니다. 심각도 높음 17건입니다." 17건. 배포 D-3인데 17건. 커피 식었다. 다시 마신다. 쓰다.엑셀을 연다. QA 이슈 시트가 빨갛다. 심각도 높음. 게임 플레이 불가능하거나 진행 막히는 것들. 중간은 중요하지만 플레이는 되는 것. 낮음은 UI 어색하거나 텍스트 오타. 17건이면 많은 거다. 보통은 5건 이하. 첫 번째 이슈: 전투 스킵 버그 "전투 스킵 시 보상 2배 지급됨" 아. 이건 진짜 심각하다. 유저가 스킵으로 보상 파밍하면 경제 다 무너진다. 프로그래머한테 메시지 보낸다. "형 이거 급한데 오늘 안에 가능?" 답장 온다. "로직 확인 중. 1시간 뒤에 알려드림." 1시간. 기다린다.두 번째부터 다섯 번째: UI 겹침 "상점 팝업 위에 메일 알림 겹침" "던전 입장 시 파티 정보 안 보임" "설정 창에서 뒤로가기 안 됨" "튜토리얼 손가락이 버튼 벗어남" UI팀 일이다. 기획은 확인만 한다. 하나씩 재현해본다. 상점 팝업은 진짜 겹친다. 메일 숫자가 결제 버튼 가린다. 던전은... 아 파티원 4명일 때만 안 보이네. 설정 창은 뒤로가기 버튼이 비활성화됐다. 이건 왜? 튜토리얼은 해상도 문제다. 갤럭시 A시리즈에서만. 스샷 찍는다. UI 디자이너한테 공유. "확인했습니다. 내일 오전에 수정본 올릴게요." 내일 오전. 배포 D-2. 빡빡하다. 여섯 번째: 밸런스 이슈 "5성 캐릭터 '아리엘' 스킬 데미지 과다" 이건 내 파트다. 데이터 시트 연다. 아리엘 스킬 계수 확인. 기본 공격력 850, 스킬 계수 320%. 850 × 3.2 = 2720. 여기에 치명타까지. 같은 등급 다른 캐릭터는 평균 2000. 20% 높다. 의도한 건데. 아리엘은 신규 픽업 캐릭터. 좀 세게 만들었다. 근데 QA 코멘트 본다. "일반 던전 보스 5초 컷. 다른 캐릭터 무의미해짐." 5초. 그건 너무한데.시뮬 돌려본다. 무기 +10, 특성 풀강, 파티 버프까지 받으면. 초당 데미지 8500. 보스 체력 40000. 5초 맞네. 문제는 이게 의도인지 버그인지다. PD한테 메시지 보낸다. "아리엘 데미지 20% 상향이 의도 맞죠?" 답장 온다. "네. 픽업이라 강하게." "근데 QA에서 너무 세다고 올라왔는데요." "얼마나?" "보스 5초 컷이요." "..." "계수 280으로 낮출까요? 그럼 15초 정도." "그럼 욕먹는데. 픽업인데 약하다고." "지금은 다른 캐릭 의미 없다고 할 거 같은데요." "일단 그대로 가고 유저 반응 보자." 알겠다고 답한다. 이슈 시트에 적는다. "PD 확인. 현 수치 유지. 런칭 후 모니터링." 일곱 번째부터 열 번째: 서버 이슈 "동접 200명 이상 시 렉 발생" "친구 목록 100명 넘으면 로딩 10초" "길드 채팅 30초마다 끊김" "보상 수령 시 간헐적 오류" 서버팀 일이다. 근데 기획도 알아야 한다. 동접 200명은 테스트 서버 기준이다. 실섭은 동접 5만 예상. 200명에서 렉이면 5만 명은 터진다. 친구 목록은 왜 100명 제한 안 걸었지. 기획서 확인한다. 아 제한 없다고 써놨네. 내가 썼다. 3개월 전에. 그때는 몰랐다. 100명 넘으면 로딩 10초인 줄. 길드 채팅은 서버 부하 때문이다. 최적화 필요. 보상 오류는 동시 요청 처리 문제. 서버 개발자한테 메시지. "형 이거 배포 전에 다 되나요?" "동접이랑 채팅은 어렵고요. 나머지는 해볼게요." "동접이랑 채팅 안 되면 어떻게 되는데요?" "오픈 첫날 서버 터질 수도." 망했다. PD한테 보고한다. "서버 이슈 2건 배포 전 해결 어렵대요." "그럼?" "오픈 동접 제한하거나 사전예약 줄여야 할 듯." "마케팅팀이랑 얘기해봐." 마케팅팀장한테 메시지. "사전예약 8만 명인데 동접 제한 필요할 수도 있어요." "뭔 소리?" 상황 설명한다. "그럼 광고비 날린 건데?" "서버 터지는 것보단 낫지 않나요." "일단 회의 잡자." 회의. 또 회의다. 열한 번째부터 열다섯 번째: 자잘한 것들 "스킬 이펙트 소리 안 남" "상점 아이템 정렬 이상함" "업적 달성 시 알림 2번 뜸" "캐릭터 대사 자막 안 맞음" "로비 배경음악 반복 시 끊김" 이건 심각도 높음은 아닌데. QA가 높음으로 올렸다. 하나씩 확인한다. 스킬 소리는 사운드 파일 누락. 사운드팀 전달. 상점 정렬은 최신순이 아니라 ID순으로 돼있다. 코드 수정 필요. 업적 알림은 로컬/서버 이중 체크 때문. 서버만 남기면 됨. 대사 자막은 번역팀 실수. 텍스트 교체. 배경음악은 루프 지점 설정 오류. 사운드팀. 각 팀한테 전달한다. 답장 온다. "확인", "수정", "내일 오전". 열여섯 번째: 결제 테스트 실패 "인앱 결제 샌드박스 환경 오류" 이건 진짜 심각하다. 결제가 안 되면 게임 못 낸다. 클라이언트 문제인지 스토어 문제인지. 프로그래머랑 같이 확인한다. 샌드박스 계정으로 테스트. 결제 팝업까지는 뜬다. 근데 결제 완료 후 아이템이 안 들어온다. 로그 본다. 영수증 검증 실패. 서버에서 애플/구글 영수증을 확인 못 하고 있다. "형 이거 뭐가 문젠데요?" "서버 인증서 갱신 안 됐나봐요." "언제 되는데요?" "내일 확인해볼게요." 내일. 또 내일. 열일곱 번째: 치명적 크래시 "특정 조건에서 앱 강제 종료" 재현 조건 본다.던전 입장 전투 중 홈버튼 5분 뒤 복귀 스킬 사용 시 크래시재현해본다. 던전 들어간다. 전투 시작. 홈버튼 누른다. 타이머 맞춘다. 5분. 유튜브 본다. 밸런스 패치 욕하는 영상. 재밌다. 5분 지났다. 게임 복귀. 스킬 누른다. 앱이 꺼진다. 재현됐다. 로그 본다. 메모리 오버플로우. 백그라운드에서 리소스 해제 안 됐다. 5분간 쌓이다가 복귀 시 터진다. 프로그래머한테 보낸다. "형 이거 재현됐어요. 메모리 이슈 같은데." "아 그거. 알고는 있었는데." "배포 전에 고쳐야죠?" "해볼게요. 근데 시간 빡빡해요." "이거 심각도 높음인데." "알아요. 근데 구조 수정이라 리스크 있어요." "안 고치면요?" "백그라운드 5분 이상 있다가 복귀하면 터져요." "그럼 유저들 욕하는데?" "고치다가 다른 데 터지면 더 욕먹는데?" 둘 다 맞는 말이다. PD한테 보고. "크래시 이슈 수정이 리스크 있대요." "어느 정도?" "백그라운드 5분 이상 시 앱 종료. 근데 고치면 전투 시스템 전체 불안." "확률은?" "백그라운드 5분 이상 유저가 얼마나 될까요?" "모르지. 근데 앱 터지는 건 치명적이잖아." "그래도 고치다 더 큰 버그 생기면요?" "..." "일단 알려진 이슈로 공지하고 다음 패치에서 수정은요?" "그것도 욕먹는다." "안 고치고 터지는 것도 욕먹는데요." "둘 다 욕먹으면 덜 욕먹는 쪽 가자." "어느 쪽이요?" "알려진 이슈로 간다. 고치다 더 터지면 안 되니까." 결정 났다. 이슈 시트에 적는다. "다음 패치 예정. 오픈 시 알려진 이슈 공지." 저녁 8시 20분 17건 정리 끝났다. 수정 확정: 11건 다음 패치: 4건 현 상태 유지: 2건 내일 오전까지 11건 수정본 올라온다. 내일 오후에 다시 QA 돌린다. 또 이슈 나오면 또 판단한다. 배포는 모레. 일요일 오후 2시. 주말 출근이다. 슬랙에 정리 내용 공유한다. PD: "수고" QA팀장: "내일 오전 빌드 기다릴게요" 프로그래머: "ㅠㅠ" 컴퓨터 끈다. 가방 챙긴다. 내일 또 온다. 배포 전은 언제나 이렇다.이슈 리스트는 우선순위가 아니라 정치다. 누구 의견이 더 센지.